미생물들에게 플라스틱 제거 공격을 명령하는 고분자공학 학생 지휘관 패러디

고분자공학 이야기 ③ 6개월 만에 땅속에서 녹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우리가 배달 음식을 먹고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들. 이 플라스틱들이 땅속에서 완전히 썩어 없어지려면 무려 50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이 썩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는 무서운 뉴스는 이미 익숙하실 겁니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었던 플라스틱이 지구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시대. 이 거대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소재공학의 ‘고분자 트랙’ 전문가들이 나섰습니다.

바로 땅에 묻으면 미생물에 의해 흔적도 없이 썩어 없어지는 마법의 소재, ‘생분해성 플라스틱’입니다.

미생물들에게 플라스틱 제거 공격을 명령하는 고분자공학 학생 지휘관 패러디

플라스틱은 왜 안 썩을까? (너무 질긴 분자 사슬)

자연계에 존재하는 나무나 풀 같은 물질은 땅에 묻으면 흙 속의 미생물들이 맛있게 갉아 먹어 분해(썩음)시킵니다.

하지만 석유에서 뽑아낸 인공 고분자(플라스틱)는 분자 사슬들이 너무나 강력하고 촘촘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자연계의 미생물들이 도저히 이빨을 들이밀고 뜯어 먹을 수가 없습니다.

소화가 안 되는 아주 질긴 고무를 씹는 것과 같죠.

미생물의 맛집을 만들다: 친환경 플라스틱의 탄생

고분자공학자들은 미생물들이 플라스틱을 쉽게 뜯어 먹을 수 있도록 분자 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옥수수 전분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든 고분자공학과 학생
옥수수 전분 천연 재료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으로의 변환 시연

그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석유 대신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 같은 식물성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PLA (폴리락틱산)’라고 부릅니다.

PLA로 만든 플라스틱은 뜨거운 커피도 담고 단단한 포장재로도 쓸 수 있지만, 쓰레기장에 묻혀 특정 온도와 습도를 만나면 미생물들이 달려들어 분자 고리를 똑똑 끊어 먹기 시작합니다.

500년이 걸리던 분해 시간이 불과 6개월 이내로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입니다.

미생물 몸속에서 직접 플라스틱을 뽑아낸다고? (PHA)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궁극의 친환경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로 ‘PHA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입니다.

일반 플라스틱과 생분해 플라스틱을 비교하는 학생

이름은 어렵지만 원리는 놀랍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많이 먹으면 뱃살(지방)이 쌓이듯, 특정 미생물에게 밥을 잔뜩 주고 스트레스를 주면 미생물의 몸속에 하얀 플라스틱 성분이 지방처럼 축적됩니다.

고분자공학자들은 이 미생물의 배를 갈라(?) 천연 플라스틱 성분만 쏙 뽑아냅니다.

이렇게 미생물이 직접 몸속에서 만든 플라스틱(PHA)은, 나중에 버려져서 바다에 버려지더라도 100% 생물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바닷물 속 미생물들에 의해 단 몇 주 만에 흔적도 없이 자연으로 완벽하게 돌아갑니다.

지구를 구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거대한 비즈니스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썩는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기술은 수십조 원의 가치를 지닌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SK, LG화학, CJ제일제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이 생분해성 고분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 화분을 든 고분자공학과 학생
투명한 생분해 플라스틱(PLA/PHA) 화분에 자라는 작은 녹색 새싹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 병들어가는 지구를 치유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일. 그것이 바로 신소재공학 ‘고분자 트랙’에서 하는 일입니다.

더 깊이 알아보기: 대학 친환경 고분자 연구실 탐방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분자 결합을 끊어내고, 미생물이 생산하는 100% 자연 분해 친환경 고분자(PLA, PHA)를 연구하는 대한민국 최상위권 대학의 첨단 연구 동향은 아래 학과 및 연구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 분야 전공 탐구 및 진로 설정에 유용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