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무기를 설계하는 사람들 – 함정 개발 엔지니어
당신이 설계한 이지스함이 동해를 가릅니다. 12,000톤급 선체가 파도를 헤치고, SPY-1 레이더가 400km 밖 미사일을 추적하며, 수직발사대에서 SM-2 요격미사일이 발사됩니다. 당신이 계산한 부력중심과 복원성 덕분에 함정은 5m 높이의 파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전을 수행합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는 조선공학과 기계공학, 전기전자 시스템을 하나의 해상 무기로 통합하는 사람들입니다. 민간 선박과 달리 군함은 적의 공격을 견디고, 무기를 운용하며, 수개월간 바다에서 자급자족해야 합니다. 이 글은 세종대왕함과 K-구축함을 설계하는 엔지니어의 경로, 조선해양·기계·전기전자 등 핵심 전공, 그리고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SK오션플랜트·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개발 현장을 다룹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란 무엇인가
군함과 민간 선박의 차이
민간 컨테이너선은 화물을 싣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하지만 군함은 다릅니다. 구축함 한 척에는 100개 이상의 미사일, 레이더, 어뢰, 함포, 전자전 장비가 탑재되며, 적의 대함미사일 공격을 견디기 위해 강화 장갑과 격실 분할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여기에 300명의 승조원이 3개월간 생활할 수 있는 식수·식량·연료 시스템, 헬기 이착륙 갑판, 잠수함 탐지용 소나까지 필요합니다.
격실 분할 구조: 함정 내부를 여러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나누는 설계. 한 구역이 침수되어도 다른 구역은 안전하게 유지되어 침몰을 방지합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는 이 모든 요소를 70~150m 길이의 선체 안에 배치하고, 30노트(시속 55km) 이상의 속도로 기동하며, 40년간 운용 가능하도록 설계합니다. 선체 구조 설계부터 추진 시스템, 전투 체계 통합, 생존성 분석까지 담당하는 종합 엔지니어링입니다.
노트(knot): 선박과 항공기의 속도 단위. 1노트는 시속 1.852km입니다. 30노트는 시속 약 55km로, 승용차 도심 주행 속도와 비슷합니다.
함정 개발의 핵심 분야
함정 한 척을 만들려면 여러 전공의 엔지니어가 협업합니다.
선체 설계팀은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들이 주축입니다. 파도 속에서도 뒤집히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계산하고, 수천 톤의 강철 구조물이 30년 이상 바닷물 부식을 견디도록 재료를 선택합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파랑 하중을 분석하고, 실제 모형을 수조에서 테스트합니다.
파랑 하중(波浪荷重): 파도가 배에 가하는 힘. 높은 파도를 만나면 선체가 휘거나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 최대 파랑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추진 시스템팀은 기계공학 전공자들이 담당합니다. 가스터빈 엔진, 디젤 엔진, 감속기, 추진축, 프로펠러를 설계하며, 최근에는 전기추진 시스템도 개발합니다. 7,000톤급 구축함이 30노트로 달리려면 60,000마력 이상의 출력이 필요한데, 이를 효율적으로 만들고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기추진 시스템: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방식. 소음이 적고 연비가 좋아 최신 군함에 적용됩니다.
전투체계 통합팀은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이 맡습니다. 레이더, 소나, 통신 장비, 무기 발사 시스템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함장이 전투상황실에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합니다. 현대 이지스함의 전투체계는 수백만 줄의 소프트웨어로 작동합니다.
소나(SONAR): 음파를 이용해 수중의 잠수함이나 어뢰를 탐지하는 장비. 박쥐가 초음파로 물체를 인식하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생존성 설계팀은 함정이 대함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승조원이 살아남고 전투 능력을 유지하도록 설계합니다. 격실 배치, 소화 시스템, 손상 제어 장비, NBC 방호 설비 등을 담당하며, 조선·기계·산업공학 전공자들이 협업합니다.
NBC 방호: 핵(Nuclear), 생물학(Biological), 화학(Chemical) 무기 공격으로부터 승조원을 보호하는 시스템.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고 정화된 공기를 공급합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의 하루
오전 8시 – 선체 구조 해석 검토
당신은 조선해양공학 전공 출신으로,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의 선체 설계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어제 수행한 유한요소해석(FEA) 결과를 열어봅니다. 함정이 5m 높이의 파도를 30노트로 돌파할 때 선체 중앙부에 걸리는 응력이 설계 허용치 이내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헬기 격납고 상부 구조에서 예상보다 높은 응력이 감지되었습니다.
유한요소해석(FEA): 복잡한 구조물을 수천~수만 개의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컴퓨터로 힘과 변형을 계산하는 방법. 실제로 만들기 전에 설계가 안전한지 검증합니다.
팀 회의에서 구조 보강안을 논의합니다. 격납고 지붕 두께를 20mm에서 25mm로 늘리면 무게가 3톤 증가합니다. 무게가 늘면 무게중심이 올라가 복원성이 나빠지므로, 선체 하부에 밸러스트 탱크를 추가해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복원성: 배가 기울었을 때 원래 위치로 돌아오려는 힘. 무게중심이 낮고 부력중심이 높을수록 복원성이 좋아 뒤집히지 않습니다.
밸러스트 탱크: 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바닷물을 채우거나 비우는 탱크. 화물이 적을 때 물을 채워 무게중심을 낮춥니다.
오전 11시 – 수조 모형 시험 참관
당신은 대덕연구단지 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로 이동합니다. 1/25 축소 모형을 200m 길이의 예인수조에서 시험합니다. 모형 선체를 견인 장치에 연결하고, 조파기로 인공 파도를 만들어 실제 해상 조건을 재현합니다.
예인수조: 배의 모형을 물속에서 끌면서 저항, 속도, 안정성 등을 측정하는 긴 수조. 국내 최대 수조는 길이 200m, 폭 16m입니다.
조파기(造波機): 수조에서 인공 파도를 만드는 장치. 실제 바다의 다양한 파도 조건을 실험실에서 재현합니다.
30노트 속도에서 선수파(정면 파도), 횡파(옆에서 오는 파도), 사파(비스듬한 파도) 조건을 각각 테스트합니다. 센서가 선체 각 부위의 압력, 가속도, 기울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데이터가 컴퓨터로 전송됩니다. 횡파 조건에서 롤링 각도가 설계 목표인 15도를 초과해 17도가 나왔습니다. 빌지킬 형상을 수정해야 합니다.
롤링(Rolling): 배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운동. 롤링이 심하면 승조원이 멀미하고 무기 운용이 어렵습니다.
빌지킬(Bilge Keel): 선체 옆면 하부에 부착하는 날개 모양 구조물. 물의 저항을 이용해 롤링을 줄입니다. 승용차의 스포일러와 비슷한 역할입니다.

오후 2시 – 추진 시스템 성능 분석
오후에는 추진팀 엔지니어들과 협업합니다. KDDX는 가스터빈 2기와 디젤 엔진 2기를 조합한 CODLOG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순항 시에는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으로 경제속도 18노트를 유지하고, 전투 시에는 가스터빈을 가동해 최대속도 30노트를 냅니다.
CODLOG: Combined Diesel-eLectric Or Gas turbine의 약자. 평상시엔 디젤 엔진, 전투 시엔 가스터빈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입니다. 승용차의 하이브리드 엔진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문제는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고온 배기가스입니다. 1,000도가 넘는 배기가스가 배출되면 적외선 추적 미사일에 노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배기가스 냉각 시스템을 추가로 설계해야 하는데, 이 장치가 5톤이 넘어 다시 무게 배분을 조정해야 합니다.
오후 4시 – 전투체계 통합 회의
전투체계팀 엔지니어들과 회의를 진행합니다. KDDX에는 한국형 이지스 전투체계가 탑재됩니다.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AESA), 수직발사대(VLS) 64셀, 해성 대함미사일, 어뢰, 함포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됩니다.
위상배열 레이더(AESA): 수천 개의 작은 송수신 모듈이 배열되어, 동시에 여러 방향을 탐색하고 수십 개의 표적을 추적하는 최신 레이더. 기존 회전식 레이더보다 빠르고 정확합니다.
수직발사대(VLS): Vertical Launching System. 미사일을 수직으로 발사하는 장치. 함정 갑판 아래 격납되어 있다가 발사 명령 시 수직으로 쏘아 올립니다. 여러 발을 연속으로 빠르게 발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논의 주제는 레이더 안테나 위치입니다. 레이더는 함교(브릿지) 상부에 설치되는데, 너무 높으면 무게중심이 올라가고, 너무 낮으면 탐지 거리가 줄어듭니다. 구조팀과 전투체계팀이 함께 최적 높이를 찾아갑니다.
함교(艦橋, Bridge): 함장과 항해사가 함정을 조종하고 지휘하는 공간. 민간 선박의 “선교”와 같습니다.
오후 6시 – 생존성 시뮬레이션 검토
퇴근 전, 생존성 분석 소프트웨어로 피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합니다. 대함미사일 1발이 함정 중앙부에 명중했을 때, 격실 분할 구조 덕분에 침수가 3개 구역에서 멈추고 함정은 작전 능력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화재 진압 시간이 설계 목표인 10분을 초과해 12분이 걸렸습니다. 소화 시스템 배관 경로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함정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선체 설계 – 부력과 복원성의 과학
함정은 수천 톤의 강철 덩어리지만 물에 뜹니다. 배가 물에 뜨는 이유는 배수량(배가 밀어낸 물의 무게) 때문입니다. 7,000톤급 구축함은 7,000톤의 바닷물을 밀어내고 그만큼의 부력을 얻습니다.
배수량: 배가 물에 뜨기 위해 밀어낸 물의 무게. “7,000톤급 구축함”은 만재 시 7,000톤의 물을 밀어낸다는 뜻입니다. 실제 배의 무게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부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파도를 맞으면 배가 기울어지는데, 원래 자세로 돌아오려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복원성입니다. 복원성은 무게중심(G)과 부력중심(B)의 상대 위치로 결정됩니다. 무게중심이 낮고 부력중심이 높을수록 복원성이 좋습니다.
조선해양공학 전공 학생들은 선박유체역학, 선박구조역학, 선체저항추진론을 배우며, Rhinoceros(3D 모델링), MAXSURF(선체 설계), ANSYS Fluent(유체해석) 같은 소프트웨어를 다룹니다.
추진 시스템 – 6만 마력의 힘
7,000톤 구축함을 30노트(시속 55km)로 움직이려면 약 60,000마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승용차 200대 분량의 출력입니다. 가스터빈 엔진은 제트엔진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며, 순간 출력이 크고 가속이 빠르지만 연료 소모가 많습니다. 디젤 엔진은 연비가 좋지만 출력이 낮습니다.
최신 함정은 두 방식을 조합합니다. 평상시엔 디젤로 18노트를 유지하다가, 적과 조우하면 가스터빈을 켜서 30노트로 가속합니다. 기계공학 전공자들은 열역학, 유체기계, 내연기관 과목에서 이론을 배우고, 실제 엔진 테스트베드에서 성능을 측정합니다.
테스트베드(Test Bed): 실제 장비를 설치하고 작동시켜보며 성능을 시험하는 시설. 엔진 테스트베드에서는 엔진을 돌려보며 출력, 연비, 소음 등을 측정합니다.
전투체계 – 100개 장비를 하나로
현대 이지스 구축함에는 레이더, 소나, 전자전 장비, GPS, 통신 안테나, 미사일 발사대, 함포, 어뢰 발사관 등 100개 이상의 장비가 탑재됩니다. 이 모든 장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함장이 전투상황실 화면 하나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며 명령을 내리게 하는 것이 전투체계입니다.
전기전자공학 전공자는 레이더·통신 시스템을,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를 담당합니다. 표적 100개를 동시 추적하고, 위협 순위를 자동 판단하며, 최적의 무기를 자동 할당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합니다.

생존성 설계 – 침몰하지 않는 배
함정은 공격받는 것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대함미사일 1발이 명중해도 침몰하지 않고 전투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격실 분할 구조는 함정 내부를 수십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나눕니다. 한 구역이 침수되면 즉시 방수문을 닫아 다른 구역으로 물이 퍼지지 않게 합니다.
화재 진압 시스템도 중요합니다. 미사일 명중 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는데, 자동 스프링클러와 포소화 시스템이 작동해 10분 이내에 진압해야 합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고, 실제 축소 모형으로 검증합니다.
포소화 시스템: 물 대신 화학 포(거품)를 분사해 불을 끄는 장치. 기름 화재나 전기 화재에 효과적입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가 되는 길
관련 대표 전공 6개
조선해양공학과는 함정 설계의 핵심 전공입니다. 선체 형상 설계, 부력·복원성 계산, 파랑 해석, 구조 강도 분석을 배우며, 서울대·부산대·인하대가 대표적입니다. 졸업 후 현대중공업·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에서 선체 설계팀, 추진 시스템팀으로 진출합니다.
기계공학과는 추진 시스템과 기계 장비를 담당합니다. 가스터빈, 디젤 엔진, 감속기, 추진축, 냉각 시스템, 공조 시스템 설계를 맡으며, 열역학·유체역학·진동학을 깊이 다룹니다. KAIST·포항공대·한양대 출신이 많습니다.
전기전자공학과는 레이더, 소나, 통신 장비, 전력 분배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함정은 수십 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고 분배해야 하며, 전투 중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출신이 주류입니다.
컴퓨터공학과는 전투체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실시간 운영체제, 임베디드 시스템, 네트워크 프로토콜,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며, 수백만 줄의 코드를 작성합니다. 서울대·KAIST·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전투체계팀에 많습니다.
재료공학과는 선체 강재, 내식성 코팅, 복합소재 개발을 담당합니다. 바닷물은 철을 빠르게 부식시키므로, 40년간 견디는 특수 강재와 도료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경량화를 위해 탄소섬유 복합재료도 연구합니다. 포항공대·연세대·한양대 신소재공학부 출신이 주류입니다.
산업공학과는 건조 공정 최적화, 품질 관리, 일정 관리를 맡습니다. 구축함 1척을 건조하려면 3~5년이 걸리며, 수만 개의 부품과 수천 명의 인력이 투입됩니다. 공정을 효율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산업공학의 역할입니다. 서울대·KAIST·연세대 산업공학과 출신이 조선소 생산관리팀에 많습니다.
학부 시절 준비 로드맵
1~2학년에는 전공 기초를 다집니다. 조선해양공학과라면 정역학·동역학·재료역학, 기계공학과라면 열역학·유체역학, 전기전자공학과라면 회로이론·신호처리를 충실히 이수합니다. 미적분·선형대수·물리학도 중요합니다. 여름방학에는 조선소 견학 프로그램이나 해군사관학교 함정 투어에 참여해 실물을 봅니다.
3학년부터는 전공 심화 과목을 듣습니다. 조선해양공학과는 선박유체역학·선박구조역학·선박저항추진론, 기계공학과는 내연기관·가스터빈·선박기계, 전기전자공학과는 레이더공학·전자전·통신시스템을 이수합니다. 방학 때는 현대중공업·한화오션·LIG넥스원 인턴에 지원합니다. 3~6개월 인턴 경험이 있으면 신입 채용 시 우대받습니다.
4학년에는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로 소형 무인 수상함 설계, 추진 시스템 최적화, 또는 전투체계 시뮬레이터 개발을 진행합니다. 졸업논문 주제를 “고속정 선형 최적화”, “함정용 가스터빈 배기 소음 저감” 같은 실무 밀착 주제로 선정하면 취업 시 어필 포인트가 됩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에 토익 800점 이상, 전공 관련 자격증(전산응용조선제도기능사, 일반기계기사 등)을 준비합니다.
대학원 진학을 고려한다면, 조선해양공학과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연계 과정, 기계공학과는 터보기계연구실, 전기전자공학과는 레이더·신호처리 연구실이 함정 개발과 직결됩니다. 석사 2년 동안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과제에 참여하면 졸업 후 바로 선임연구원 채용이 가능합니다.
함정 개발 주요 기업
HD현대중공업 – 세계 최대 조선소
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민간 선박뿐 아니라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세종대왕급 3척), 차세대 구축함(KDDX), 호위함을 건조했습니다. 조선해양공학·기계공학 전공자가 선체 설계, 추진 시스템, 의장 설계를 담당하며, 울산 본사와 현대미포조선에 약 5,000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합니다.
채용은 주로 경력직 중심이지만, 신입도 매년 50~100명 선발합니다.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는 선체 구조 설계팀, 기계공학 전공자는 기관 설계팀, 전기전자 전공자는 의장 설계팀으로 배치됩니다. 신입은 2~3년간 설계 실무를 익힌 후, 함정 프로젝트팀으로 이동합니다.
대표 프로젝트는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7,600톤급, 2007~2012년 3척 건조)과 차세대 구축함 KDDX입니다. KDDX는 한국형 이지스 전투체계와 국산 가스터빈을 탑재해 2030년까지 6척을 건조할 계획입니다.
한화오션 – 잠수함과 호위함 전문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본사에서 잠수함과 호위함 건조를 전문으로 합니다. 한국 해군의 214급 잠수함(손원일급 9척), 3,000톤급 호위함(인천급 6척)을 건조했으며, 차세대 잠수함 사업(KSS-III)에도 참여합니다.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는 잠수함 선체 설계, 기계공학 전공자는 디젤 엔진과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담당합니다.
공기불요추진(AIP): Air-Independent Propulsion. 잠수함이 물속에서 공기 없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연료전지나 특수 엔진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디젤 잠수함은 며칠마다 수면으로 올라와 공기를 흡입해야 하지만, AIP 잠수함은 2주 이상 잠항이 가능합니다.
채용은 매년 상반기(2~3월)와 하반기(8~9월)에 진행되며, 신입 30~50명을 선발합니다. 조선해양공학과 출신은 잠수함 설계팀, 기계공학과 출신은 추진 시스템팀, 재료공학과 출신은 내압 선체 재료 개발팀으로 배치됩니다. 거제 본사 근무가 원칙이며, 경력 5년 이상 시 해외 수출 프로젝트(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 등)에 파견될 기회가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 – 호위함과 상륙함
HD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 분사)은 울산에서 호위함과 상륙함을 건조합니다. 대표 실적은 2,300톤급 호위함(대구급 6척)과 1만 4,500톤급 대형수송함(마라도함)입니다. 조선해양공학·기계공학 전공자가 선체·기관 설계를, 산업공학 전공자가 생산 공정 최적화를 담당합니다.
채용은 현대중공업과 유사하게 매년 50~80명 규모로 진행되며, 울산 본사 근무가 기본입니다. 신입은 2년간 설계 부서에서 CAD 도면 작성과 기본 설계를 익힌 후, 함정 프로젝트팀으로 이동합니다. 대구급 호위함 프로젝트(2018~2024년 6척 건조)가 대표 사례이며, 차세대 호위함 사업(FFX-IV)에도 참여 중입니다.
SK오션플랜트 – 호위함 건조의 신흥 강자
SK오션플랜트는 경남 고성에 본사를 둔 조선·방산 기업으로, 2017년 함정건조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었습니다. 원래는 강관 제조와 해상풍력 사업이 주력이었으나, 2019년 STX조선해양의 특수선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함정 건조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한국 해군과 해양경찰청에 30여 척 이상의 함정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특수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특수선: 군함, 해경 함정, 해양 조사선처럼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배. 일반 화물선이나 여객선과 달리 무기 탑재, 고속 기동, 특수 장비 운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대표 프로젝트는 울산급 Batch-III 호위함 건조입니다. 2026년 현재 경북함, 전남함, 제주함 총 3척을 동시 건조 중이며, 2026년 4월 29일 제주함 진수식을 성공적으로 거행했습니다. 제주함은 3,600톤급(만재 배수량 4,300톤) 차세대 호위함으로, 길이 129m, 폭 15m, 최대 속력 30노트입니다. 5인치 함포,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대함유도탄, 함대지유도탄을 탑재하며, 2027년 6월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울산급 Batch-III: 기존 울산급 호위함(1,200톤급)을 대폭 개량한 3,600톤급 신형 호위함. “Batch-III”는 3세대 모델을 뜻하며, 대공·대잠 능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만재 배수량: 연료, 무기, 식량 등을 가득 실었을 때의 배수량. 제주함은 평상시 3,600톤이지만 모든 것을 채우면 4,300톤까지 증가합니다.
채용은 주로 조선해양공학·기계공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신입은 선체 설계팀, 의장 설계팀, 생산관리팀으로 배치되며, 고성 본사 근무가 원칙입니다. 함정 건조는 일반 상선과 달리 고도의 무기체계 통합과 정밀 용접이 요구되므로, 2~3년간 특수선 건조 공정을 집중 학습합니다. 최근에는 3척 동시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 효율화와 블록 건조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미국 해군과 함정 정비 협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 중입니다.
블록 건조: 배를 여러 개의 큰 블록(덩어리)으로 나누어 따로 만든 뒤, 마지막에 조립하는 건조 방식. 여러 블록을 동시에 만들 수 있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SK오션플랜트는 빠른 성장세와 3척 동시 건조 역량을 인정받아, 차세대 호위함(FFX-IV)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입 엔지니어에게는 함정 건조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고, 해군·방위사업청과 밀접하게 협업하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LIG넥스원 – 전투체계 통합
LIG넥스원은 함정의 두뇌인 전투체계를 개발합니다. 이지스 전투체계, 호위함 전투체계, 레이더, 소나, 전자전 장비를 통합하며, 전기전자공학·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주축입니다. 성남 본사와 판교 연구소에 약 1,200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합니다.
채용은 매년 100~150명 규모로 진행되며,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은 레이더·전자전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은 전투체계 소프트웨어팀으로 배치됩니다. 신입은 6개월간 해군 교육과정에 파견되어 실제 함정 운용을 체험하고, 이후 전투체계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됩니다.
한화시스템 – 차세대 구축함 전투체계 개발
한화시스템은 2000년 이후 20여 년간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함, 호위함, 고속정, 잠수함 등 다양한 함정에 전투체계를 개발·공급해왔습니다. 함정 전투체계는 레이더, 소나, 무장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탐지·분석하고 최적의 대응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입니다.
함정 전투체계(CMS): Combat Management System의 약자. 함정에 탑재된 센서(레이더, 소나)로 적을 탐지하고, 컴퓨터가 위협을 분석한 뒤, 함포·미사일에 자동으로 발사 명령을 내리는 통합 시스템입니다. 사람의 뇌와 신경계처럼 함정의 모든 장비를 제어합니다.
대표 실적은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전투체계와 다기능 레이더 개발입니다. 사업 규모 6,700억 원으로 국내 함정 전투체계 개발 사업 중 최고액이며, 약 40년간 축적된 전투체계 및 레이더 분야 경쟁력이 인정받았습니다. KDDX는 이지스함을 뛰어넘는 첨단 전투체계를 탑재해 2030년대 한국 해군의 핵심 전력이 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필리핀 해군 3,200톤급 차기 호위함에 한화시스템 전투체계를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2023년에는 2,400톤급 필리핀 연안경비함 6척에 국산 함정 전투체계를 공급했으며, 이는 한화시스템이 해외에 수출한 다섯 번째 함정 전투체계입니다.
채용은 주로 전기전자공학·컴퓨터공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레이더 신호처리, 실시간 운영체제(RTOS), 네트워크 보안, 센서 융합 알고리즘을 다루며, 성남·판교 연구소와 진해 해군기지에서 근무합니다. 신입은 2~3년간 전투체계 소프트웨어 개발을 익힌 후, KDDX·FFX 같은 대형 프로젝트팀으로 이동합니다.
실시간 운영체제(RTOS): Real-Time Operating System. 밀리초(1/1000초) 단위로 즉시 반응해야 하는 시스템에 사용되는 운영체제. 미사일 발사 명령을 0.1초 안에 처리해야 하므로 일반 윈도우 대신 RTOS를 사용합니다.
추가로 한화시스템은 항공기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도 개발 중입니다. 기존에는 조타, 통신, 항법 등을 6~8명이 나눠 수행했지만, IBS는 전투기 조종석처럼 2~3명이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합니다. 차세대 함정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무인화가 가속화되며, 한화시스템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통합함교체계(IBS): Integrated Bridge System. 함정의 조종실(함교)에서 항해, 통신, 감시 등 모든 기능을 하나의 화면으로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 항공기 조종석처럼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계기판으로 구성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함정용 추진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합니다. 2025년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와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 패키지의 국산화 및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기존에는 함정용 가스터빈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했으나, 이번 협력으로 납기 단축과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해양 방산 자립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가스터빈 엔진 패키지: 가스터빈 엔진(본체)과 감속기, 냉각 시스템, 배기 시스템, 제어 장치를 하나로 묶은 완제품. 함정 건조사는 패키지를 통째로 설치하기만 하면 되므로 조립이 간편합니다.
구축함과 호위함은 고속 기동 시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합니다. 가스터빈은 제트엔진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며, 순간 출력이 크고 가속이 빠르지만 고온·고압 환경에서 작동하므로 정밀 제작 기술이 필요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 전투기용 F414 엔진 라이선스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함정용 가스터빈 국산화를 추진합니다.
채용은 주로 기계공학·항공우주공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창원 본사와 판교 연구소에서 엔진 설계, 터빈 블레이드 개발, 열관리 시스템을 담당합니다. 신입은 2~3년간 항공 엔진 생산 라인에서 실무를 익힌 후, 함정용 엔진 프로젝트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터빈 블레이드: 가스터빈 내부에서 고온·고압 가스를 받아 회전하는 날개. 1,0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뎌야 하므로 초내열 합금으로 제작하며,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 가공이 필요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한화시스템과 함께 ‘한화 해양방산 트라이앵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선체를 건조하고, 한화시스템이 전투체계를 통합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 시스템을 공급하는 수직 계열화입니다. 2024년에는 한화오션·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해군 함정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수직 계열화: 원자재 생산부터 최종 제품까지 한 그룹 내에서 모두 처리하는 구조.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만들고 갤럭시폰에 탑재하는 것처럼, 한화그룹은 엔진-선체-전투체계를 모두 자체 생산합니다.

함정 개발의 미래 – 무인화와 전기화
무인 수상함(USV)
최근 해군은 무인 수상함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 소형 함정이 원격 조종이나 자율 운항으로 정찰, 기뢰 탐지, 대잠 작전을 수행합니다. 2025년 해군은 20m급 무인 수상함 시제품을 시험 중이며, 2030년까지 실전 배치 계획입니다.
기뢰(機雷): 바다에 설치된 폭발 장치. 배가 지나갈 때 자동으로 터지거나 원격으로 폭발시킵니다. 기뢰를 찾아내는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무인 함정이 담당합니다.
무인 수상함 개발에는 조선해양공학(소형 고속선 설계), 전기전자공학(자율 항법 시스템), 컴퓨터공학(AI 기반 장애물 회피) 전공자가 필요합니다. 현대중공업·한화오션·LIG넥스원이 공동으로 개발 중이며, 신입 채용 시 무인 시스템 경험이 있으면 우대받습니다.
전기추진 함정
디젤·가스터빈 방식에서 전기추진 방식으로 전환이 진행 중입니다.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프로펠러를 회전시킵니다.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대잠 작전에 유리하고, 연비도 20% 이상 개선됩니다.
차세대 구축함 KDDX는 부분 전기추진을, 차세대 잠수함 KSS-IV는 완전 전기추진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전기공학·제어공학 전공자의 수요가 증가하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 전력 변환 장치, 모터 제어 알고리즘 개발이 핵심입니다.
스텔스 설계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선체 표면을 경사지게 설계하고, 레이더 반사를 흡수하는 특수 도료를 바릅니다. KDDX는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 첫 한국형 구축함이며,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기존 함정 대비 1/10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 레이더 전파를 얼마나 많이 반사하는지 나타내는 수치. RCS가 작을수록 적 레이더에 잘 안 잡힙니다.
스텔스 설계는 조선해양공학(선체 형상), 재료공학(전파 흡수 재료), 전기전자공학(전파 특성 분석)이 협업하는 분야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석사 이상 학력자가 주로 담당합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로 가는 길
당신이 설계한 구축함이 태평양을 가릅니다. 300명의 승조원이 탑승하고, 64발의 미사일이 적을 견제하며, 40년간 대한민국을 지킵니다. 함정 개발 엔지니어는 조선공학과 기계공학, 전기전자 시스템을 바다 위의 무기로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조선해양공학·기계공학·전기전자공학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학부 시절 CAD·FEA·CFD 소프트웨어를 익히며, 방학마다 조선소 인턴에 도전하세요. 대학원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연구과제에 참여하거나, 신입으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SK오션플랜트에 입사해 선체 설계를 익히거나, LIG넥스원·한화시스템에서 전투체계 개발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추진 시스템을 담당하는 경로가 일반적입니다.
함정 한 척은 3~5년이 걸립니다. 긴 시간 동안 수천 명의 엔지니어가 협업하며, 도면 한 장 한 장이 승조원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바다 위의 무기를 설계하는 함정 개발 엔지니어의 길은, 책임감과 자부심이 함께하는 여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