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뉴욕까지 14시간 걸리는 비행을, 단 2시간 만에 끝낼 수는 없을까요?”
비행기의 속도를 음속의 5배(마하 5, 시속 약 6,000km)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극초음속(Hypersonic)’ 비행은 전 세계 항공우주공학자들의 오랜 꿈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여객기나 전투기에 달린 둥근 제트 엔진으로는 절대 마하 5를 넘을 수 없습니다.
제트 엔진 앞부분에 있는 거대한 선풍기(터빈 블레이드)가 너무 빠르게 날아오는 공기와 부딪히면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버리기 때문입니다.

터빈을 버리고 공기를 집어삼키다: 램제트와 스크램제트
이 한계를 깨기 위해 항공우주공학의 ‘추진 및 연소’ 트랙에서는 회전하는 부품(터빈)을 엔진에서 아예 뽑아버렸습니다.
그 대신 비행기가 음속 이상으로 미친 듯이 달릴 때, 뚫린 엔진 입구로 쏟아져 들어오는 엄청난 공기의 압력을 그대로 이용해 연료를 터뜨리는 ‘램제트(Ramjet)’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마하 5를 넘어 극초음속으로 빨라지면, 엔진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속도가 태풍보다 수백 배 빨라집니다. 이렇게 미친 속도로 지나가는 공기에 연료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것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스포츠카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고 성냥불을 켜는 것’만큼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 극한의 문제를 해결한 궁극의 엔진이 바로 ‘스크램제트(Scramjet)’입니다.
스크램제트는 초음속으로 통과하는 공기의 속도를 억지로 늦추지 않고, 찰나의 순간(0.001초)에 연료와 산소를 완벽하게 섞어 폭발시키는 극한의 연소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아직은 미완성인 꿈의 엔진
하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가만히 서 있을 때는 엔진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공기 압력이 없어서 아예 시동조차 걸 수 없습니다.
반드시 다른 로켓이나 비행기에 매달려 마하 3 이상의 속도까지 강제로 속도를 올려주어야만 비로소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마하 5 이상으로 날아갈 때 비행기 겉면이 공기 마찰로 2,000도 이상 달아오르는 엄청난 열을 어떻게 식힐 것인가도 아직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난제입니다.

회전 부품 하나 없이 오직 바람의 압력과 불꽃의 타이밍만으로 마하 5를 돌파하는 스크램제트. 이 통제 불능의 불꽃을 완벽하게 길들여 인류를 극초음속 시대로 안내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항공우주공학 추진 트랙이 도전하고 있는 가장 뜨거운 미래입니다.
더 깊이 알아보기: 공식 기술 리포트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스크램제트 엔진의 연소 원리와 국내외 최신 연구 동향은 아래 공식 기관의 학술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극초음속 비행체용 스크램제트 엔진 기술 동향 및 전망] 👉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공식 기술 동향 리포트
- [스크램제트 엔진 초음속 연소기의 혼합 및 연소 특성 연구] 👉 한국추진공학회지 KCI 등재 논문






